지인에게 온시디움을 선물을 받았다
집에 있는 옹기 화분에 옮겨 심을려니 흙이 부족했다
여러가지 볼일을 한꺼번에 볼려고
머리에 단단히 입력을 하고 길을 나섰다
가을이라고 하지만 인도위에 쏟아지는 가을 햇빛은 따가웠다
불어 오는 바람에 이마를 식히고 아직은 그늘이 좋아서
아파트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곳을 골라서 길을 걸었다
먼저 미용실에 들려서 컷트를 했더니 가벼워진 머리가 한결 시원했다
요번 머리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셋팅도 말지 않고 두었다가
아예 컷트를 하고 보니 훨씬 나았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되지는 않지만
제 멋에 산다는 말도 있고 보니
나만의 만족도는 괜찮은것 같다
은행에 들러서 몇가지 일을 처리하고 꽃집을 들렀다
"아주머니 분갈이 흙 좀 주세요!" ...라고 했더니
무엇을 심을거냐고 물어셨다
서양난을 심을려니까 흙이 부족하다고 했더니
아주머니왈..."난을 흙에 심으면 죽어요" 하신다
에공 이 무식함을 워쩔꺼나 ㅎㅎ
"그래요?" ... 놀라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난번에 심비디움을 흙에 심어서 죽었구나 ㅎㅎ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내가 용감했다
꽃을 좋아해서 많은 화초를 키워도
서양난을 좋아하지 않아서 키워 보지를 않았다
인터넷으로 검색이라도 해 보고 심었으면 죽이지는 않았을것을...
미련한 주인을 만나서 한번의 만개로 생을 마감했구나
나의 얄팍한 상식으로 자만에 가득 차서 실수를 했다
화초들은 사랑의 눈과 가슴으로 키워서 잘 자라주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꽃들과 인사를 한다
어디가 아프지는 않는지...
간밤에 목은 마르지 않았는지... 등등 ...
싱그러운 그린색이 주는 시원함을 눈으로 즐기고
손으로 만끽하며 하루를 연다
사람도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 야채를 좋아하는 사람, 다 다르듯이
꽃들도 저 마다의 삶의 방식이 다르다는걸 새삼 절감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