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여정

친구랑 나랑 너랑

해피 소이 2014. 8. 24. 01:20

 

                                                                                     울 아파트의 아이비는 힘차게...

 

 

 

친구랑 나랑 너랑

여름인지
가을인지
도통 햇갈리는 날씨 때문에
여름 이불을 세탁해서 늘어놓고
잘한건지 못한건지 아리송이다

 
며칠 동안은 시원하게
잘 지냈는데
아침부터 쨍쩅 내리쬐는 햇살은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메달리게 한다

 

토요일
일요일
이틀의 휴식이 주는 편안함은
달콤하고
쌉살하고 여유롭다

 

친구란 나랑
주말마다 찾아가는 친구네 가계
우리들의 아지트이자 놀이터다

곱디 고운 색깔의 한복천들과
혼수에 필요한 온갖 물건들은
손님을 기다리느라
다소곶한 자세로 놓여 있다

 

계량 한복은 정리를 하느라
뒤죽박죽으로 흐트려져 있고
친구는 땀을 뻘뻘 흘리며
많은 물건들과 씨름을 하고 있다.

얼마전에 깔끔하게 정리를 해 주었는데
손님들이 이것저것 꺼내 입어보고는
여기저기 던져 놓아서
정리가 되어 있지 않다

 

내가 실력을 발휘할 차례다
특기가 정리 정돈이라서
친구들은 김정리로 종종 부르곤 한다
물건들이 제자리에 있어야 마음이 편한데
바빠서 정리가 안되어 있으면
가끔씩 옷들을 정리를 해주곤 한다

 

사이즈별로 나누고
계절별로 나누고
상,하의로 나누고
잡다한 소품까지 깨끗이 정리를 했다

어수선하던 주변이
가지런히 정리가 되고
손님들도 줄이 이어진다

 

싱글벙글 웃는 친구는
고른 안도의 숨을 쉬고 있다
어디서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해서
10여일을 혼자 고민을 했다고 한다

 

고민을 해결해서 너무 좋다는
착하고 순한 내 친구
천사같은 마음과
늘 배려하는 마음으로 영업을하니까
오랜 단골들이 아주 많다

 

예전에는 혼수 한복을 몇벌씩 주문을 했는데
요즘은 신랑 신부의 한복도
각각 한벌씩만 하는 분들이 많아졌다
자주 입는 옷이 아니니까
절약하는 사람들은 대여해서 입기도 한단다


시대의 흐름을 역행을 할수는 없기에
내 친구는 울상이다

나 역시 아들,딸의 결혼식에 만들었던
두벌의 한복은 한번씩 입고 상자속에서
잠을 자고 있다

 

예쁜 한복이지만 일상 생활에는
입을수도 없고 누구에게 줄 수도 없다
낭비라는 생각도 하지만
그래도 친구가 만들었으니
조금이라도 친구를 도와줄수 있다는
마음이 더 앞서기에 괜찮았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사들이
어지럽고 힘들지만
친구는 늘 그자리에서 묵묵히
자기 할일을 하면서 우리들을 기다려 준다

 

반겨주는 친구가 있어서
행복하고
함께할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
오늘도 활짝 웃는 하루도 되었다

 

일 하지 않은자.
먹지도 말라고 하는데
우리들은 열심히 일하고
세사람이 마주보고 앉아서
먹는 쌈밥은 꿀맛이다


친구야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면
다시 겨울옷들로
예쁘게 새 단장을 해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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