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의 공원은 한적하기만 하다
시원한 바다 바람이 불어 오고 정자는 텅 비어 있다
일행들과 오늘은 여기서 망중한을 즐기기로 했다
커다란 정자에는 반들반들한 마루가 깔려 있고
그늘을 만들어 주는 지붕이 있어서 좋다
근데. 여기저기 흩어진 음식물 쓰레기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생선회를 가지고 와서 먹었는지 초장도 떨어져 있고
소주병 뚜껑에...종이컵 등등...
돌맹이도 올라와 있다
휴지를 꺼내서 청소를 한참이나 했다
대충 정리가 끝나고 우리가 준비한 포도와 김밥으로
입과 위를 즐겁게 해 줬다
매미소리는 요란하게 울어대고...
까만 청설모는 부지런하게 나무사이를 옮겨 다닌다
비슷비슷한 매미 울음 소리중에 유독 특이한 울음소리가 들린다
뭐라고 그럴까...표현하기는 좀 그렇지만
끊어질듯 이어지는 울음소리는 애처롭기까지 했다
짝을 찾지 못해서 구슬피 우는건지...
어서 빨리 친구가 나타나서 처량한 울음이 아닌
행복한 세레나데를 불렀으면 좋으련만...
배도 부르고 해풍은 솔솔 불어서
앉으면 눕고 싶다는 말이 무색할만큼 눕고 싶다 ㅎㅎ
누가 지어낸 말인지...명답이다 ㅋ
슬그머니 정자에 누워본다
앉아서 보는 세상과 누워서 보는 세상은 판이하게 다르다
앉아서 보는 세상은 조금은 마음이 조급하지만...
누워서 보는 세상은 모든걸 다 놓아 버리기 때문에 편안하다
같은 눈 높이로 보던 사물(事物 )은 담담했는데
사물(事物) 아래에서 보는 풍경은 경이로웠다
우연히 내 눈이 한곳에 고정이 되버렸다
시야를 다 가려 버린 정자 지붕속은 둥근원(圓)이다
몇개의 층으로 이루워진 동그란 원을 보면서
인간사도 하나도 아닌 몇개의 원처럼 둥글게 산다면
누구를 시기하지도 않을것이고 오해로 이별도 하지 않을것이다
나에게 던져준 화두(話頭)가 아닐까...
바로 앞에 보이는 BBQ 통닭을 양념 반 후라이드 반으로 시켜서
정자에서 먹으니 또 다른 맛이다
오후 6시에 공원을 나와서 비빕밥을 잘 하는 식당에서
저녁까지 해결하고 돌아 왔다
이만하면 멋진 피서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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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앞에서 반겨준 접시꽃 |
능소화도 함께 반겨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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