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는 친구의 자녀 결혼식을 다녀 왔다
오후 1시에 결혼식이라서
시간이 넉넉해서 손 빨래를 시작하였다
빨래를 하다 보니 어느새 12시가 되어 가고 있었다
부랴부랴 섬유 유연제로 빨래를 행구고 세탁기에 넣고 탈수를 시켰다
급하게 샤워를 하고
머리를 드라이어로 대충 말리고 화장을 하는데
마음이 급하니까 제대로 될리가 없다
마음먹은 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섰다
예식장까지는 30여분이면 충분히 갈수가 있다
집을 나서면서 축의금을 봉투에 넣었다
그런데 길은 왜 이리 막히는지...숨이 찬다
신호등은 오늘 따라 다 받는것 같다
마음은 급하고 길은 막히고 ...
왜 대책도 없이 손 빨래를 시작을 해서 허둥대야 하는지...
1시 7분전에 목화 예식장엘 도착을 했다 ㅎ...다행이다
2층 계단을 올라가는데 나를 찾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보니
마음이 조급해져 온다
그런데 예식도 시작도 안 했는데 식당을 간다며
친구들이 우루루 계단을 내려 오고 있었다
"왜? ...어디가는데? "
다급해서 묻는 나에게 축의금만 내고 빨리 내려 오라고 한다
정신을 차릴 사이도 없이 축의금을 건네고
친구 손에 이끌려 밖으로 나왔다
"아니 결혼식이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나가는법이 어디 있느냐고 했더니
배가 고픈건지...아님 귀찮은건지...아무도 대답은 하지 않았다
새 출발을 하는 신랑 신부에게 마음을 담은 힘찬 박수도 쳐 주고 싶고
서로 배려하며 이해하고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빌어 주고 싶은데...
숱한 결혼식을 다니지만 오늘은 무엇 때문에 서둘러대는지 알수가 없다
나만 정신없이 결혼식에 왔는줄 알았는데
헐레벌떡 뛰어 오는 친구가 있었다
사연인즉...문수 월드컵 예식장에 갔더니 친구들이 한명도 안 보여서
친구에게 전화를 했더니 목화 예식장으로 빨리 오라고 해서
급하게 택시를 타고 왔다고 한다
거리가 꽤 먼 거리인데 시간 맞추어서 온다고 혼이 났는것 같다
그래도 차를 안 가지고 와서 빨리 올 수가 있었다고 한다
친구가 한다는 말이 웃긴다
동창회 총무에게 문자가 왔는데...
눈으로 보고 머리속에는 엉뚱한 곳을 입력을 시켜 버렸다고 한다
두고 볼 것도 없다면서 문자를 삭제를 해 버리고
오늘 난리 부루스를 치고 있단다 ㅎㅎ
그 말을 듣고 보니 나도 오늘 문자를 보고 확실히 알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문수 월드컵 예식장으로 알고 있었다
나도 문자를 지웠더라면 바보가 될뻔 했다 ㅎㅎ
두 바보와 또 다른 친구와 식당으로 가면서 한바탕 웃었다
결론은....늙으면 죽어야 한다는 내 말에 박장대소를 하며 웃었다
87년의 전통과, 무려 4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 함양집)달동점에서
우리 일행 18명은 비빔밥과 묵채를 먹었다
87년전의 전통이 무색하지 않게 식당은 만원이었다
예약을 하지 않았으면 우리 일행은 맛있는 비빔밥을 먹지도 못했을 것이다
슥슥 비벼서 먹으니 꿀맛이었다
본점에서도 먹어 봤지만 달동점에서는 처음으로 먹어 봤는데
본점에서 먹은 비빔밥이 더 맛이 있는것 같았다
아무래도 본점에서 처음으로 먹어 본 그맛이 뇌리에 남아 있어서
머리속으로 맛을 비교를 하고 있나 보다
축하는 제대로 하지도 않고 밥만 축내는 하루였다 ㅎㅎ
백화점 순례까지 하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아차" ...머리가 뱅뱅 돈다
혹시...설마...50,000원 지페를 넣는다는게
5,000원 지페를 넣지는 않았겠지?
괜한 불안감이 밀려 온다
이 무슨 시츄에이션? 이란 말인가
온갖 상상력을 동원해서 봉투에 이름을 적고
지갑에서 돈을 꺼내서 봉투에 담았던 당시를 곰곰이 떠 올려 보았다
지갑속에는 50,000원 지페 몇장과 1,000원 지페 몇개만 있었던것 같다
5,000원 지페는 아예 없었다고 정리가 되니까
잠시 동안 복잡했던 머리가 맑아진다
나는 50,000원권은 좋아 하지 않는다
5,000원권이 색과 크기가 비슷해서 실수를 할 것 같아서
현금 인출기에서 돈을 찾을 때는 50,000원권은 인출을 별로 하지 않는데
그저께는 현금을 인출을 할려고 했더니
50,000원권만 인출이 된다는 안내 글자가 있어서 어쩔수 없이
현금 인출을 해서 지갑에 따로 넣어 두었었다
항상 하루전에 준비를 해 놓는데 준비성까지 없어져 가는것 같다 ㅎㅎ
어쩌면 크게 망신을 당할수도 있었다고 생각을 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 별명이 정리정돈인데...별명이 울고 가겠다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 실수를 하지 않을텐데
여기저기서 건망증 때문에 생긴 실수담을 얘기를 할때는
나도 가끔은 그 부류에 속할때가 있다 ㅎ
매사에 서두러지 않아야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다
메모를 하는 습관을 기르고 차분하게 행동을 하면
건망증 때문에 황당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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