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여정

대장 내시경을 받다

해피 소이 2011. 2. 11. 14:16

 

 

생애 처음으로 대장 내시경을 받았다

조금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침대에 누워서

가만히 눈을 감는다

내 몸에게 소홀했던 지난날의 회한이 밀려 온다

 

남들은 제때마다 정기검진을 받고 하는데

나는 미련스럽게도 정기검진을 받지 않았다

그냥 순리대로 살거라는 나의 아집 때문이다

삶에 그다지 미련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스르르 눈이 감기고 정신이 희미해지더니

누군가 나를 흔들어 깨운다

옷을 어떻게 입었는지...

기억도 하나도 없고...

다 깨끗하고 용종도 없다는 말을

들은것 같기도 하는데 꿈을 꾸고 난것 같았다

 

휴계실에서  잠시 쉬어가자는 딸의 말을 들은것 같은데

정신이 혼미해져서 잠만 잔것 같았다

중간 중간에 토막 말들이 들리고

나는 횡설수설 질문을 했다고 한다

 

주인의 무관심에도 잘 견디어 준 내 몸에게 많이 미안했다

주인을 잘 만났는건지...잘 못 만났는지 햇갈린다

아무 탈없이 잘 버티어준 내 몸아! ....

 

"정말 고맙고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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