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여정

일본이 방패막이란 말 정말 싫다

해피 소이 2011. 3. 12. 10:46
 

 

 



"자고 일어 나니 난리가 났더라"란 말을 절감한 하루였다
"휴" ...
이제야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고 진정을 하게 됐다
어제 하루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항상 똑 같은 일상이었지만 어제는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했다

오전에 무료하게 TV를 보고 있는데
친구가 전화를 해서 오늘 뭐하냐고 물었다
뭘 해야 할까 잠깐 동안에 머리를 굴리다가 좋은 생각이 떠 올랐다
미용실에 가서 컷트도 하고 염색도 할거라고  했더니
자기도 따라가서 퍼머를 할 거라고 했다
친구 생각에는 점심도 같이 먹고 퍼머도 할 생각이었나보다


"아뿔사" 나는 아침을 늦게 먹었다고 했더니
퍼머가 끝나면 그때 먹으면 된다고 한다
나는 그러면 너무 늦어서 허기가 져서 안 되니 미용실 부근에 있는
분식점에서 간단하게 먹고 들어 가자고 말을 하면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미용실로 들어 갔다
내가 먼저 염색을 하고 있는데 친구가 미용실 직원에게

"언니 짜장면 한 그릇 주문하면 가져다 줘요? 라고 묻는다
한 그릇을 어떻게 시키냐며 미안해서 어쩔줄 몰라 한다

나는 순간 깜짝 놀래서 친구를 돌아다 봤다
"흠마야" ... 어쩌면 좋아? ....
배가 고프다는 친구를 그냥 데리고 들어와 버렸으니 ㅠ
나는 너무 미안해서 나의 건망증에 내 머리를 박고 싶은데
이미 머리에는 시커먼 염색약으로 도배를 하고 있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마음만 쩔쩔 헤멘다
내가 언제 벌써 새 머리가 되었는지 ㅠㅠ

짜장면은 5분 대기조로 있다가 달려온것처럼 금방 배달이 되었다
맛있게 먹는 친구를 보면서 우리는 한바탕 웃었다
흔히들 겪는 중년 여인네들의 비화다

둘이서 예쁘게 머리에 돈과 시간을 투자를 하고
그냥 이대로 집에서 뒹굴기도 아까워서 백화점엘 갔다
롯데
MVG룸에서 차 한잔씩을 하고 오일릴리 매장엘 들렀더니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혼란스러웠다
찾는 물건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지하 매장에서 빵을 사고 나왔다
친구네 가게에 가서 한참 동안이나 수다를 떨고 있는데
친구가 하는 말이 "일본에는 지진이 와서 난리가 났다" 라고 했다
얼른 TV를 켜 봤더니 아수라장이 되어서 해일이 밀려와서
집과 차들이 이리저리 떠 내려가고 있었다
나는 얼른 떠 오르는 한사람이 있었다
"어쩌지?  아들의 여자 친구가 지금 하와이에 있는데..."
업무차 하와이에 갔는데 걱정이 앞선다.

친구들과 저녁을 같이 먹고 근심을 달고 집으로 돌아와서
YTN으로 채널을 돌렸더니 역시 걱정 했던데로
하와에는 새벽에 해일이 올라 올 거라고 한다
앵커가 하는 말이 CNN에서는 하와이에 15미터의 해일이 올라 올 거라고 했단다
아들과 오후 8시경에 통화를 했는데 호텔 스카이 라운지에 다들 피신해 있고
안전하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란다
TV에서 눈을 떼지를 못하고 시청을 하고 있는데 자정이 지나면서
통화가 안 된다고 아들은 걱정을 한다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고...
나에게는 하와이는 생소한 나라이건만...
왜 오늘만은 두려운 나라가 되어 버렸는지...
연신 TV에서는 일본이 우리나라의 방패박이 되어줘서 우리는 안정하다고 한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된것 마냥 앵커들의 무심한 이 말이 귀에 무척 걸린다
우리나라도 안전지대는 아니라고들 한다

무슨 배짱으로 그런 말들을 하는지...

지구의 이변으로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 날 지도 모르는데

누가 누구의 방패막이가 되어서는 안되고 되어 줄 수도 없다

한국을 짖밟은 역사는 언제까지나 뼈 아프게 가슴에서 떨쳐 낼 수는 없다

무엇으로도 되돌려 주고 마음은 간절하지만...

국력이 약해서...또는 국민성이 순해서는 더더욱 아니다

죄는 밉지만 자연의 순리가 대신해 준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을 일본 사람들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이 말 만은 삼가해주었으면 좋으련만...


     나도 몇년전에 당해 본 지진의 공포는 장난이 아니였다
     1994년 4월23일 울산에서 규모 4.5도의 지진이 왔다

     15층 아파트가 흔들거려서
     계단으로 다들 뛰어 내려가던 그 때의 악몽들...
     압력솥에 밥을 하다가 불도 꺼지 못하고 탈출을 하는데
     옆집 아저씨는 얼마나 놀랬으면 팬티 바람으로 계단으로 달려가다가
     다시 집으로 뛰어 들어 가서 바지를 입고 급하게 뛰어 가던 그 때는
     평소때 같으면 웃고 난리가 났을텐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아무도 웃지를 않았다
     침대가 흔들리고 싱크대도 흔들거리고 모든게 흔들거리는데
     15층에서 어떻게 1층까지 내려 갔는지...
     아우성을 치며 밀고 밀리는 계단에서의 탈출..아찔했다
     사람들은 놀라서 하얗게 얼굴이 변해 있었다
     그때는 아파트가 정말 싫었다
     주택같으면 금방 마당으로 달려갈수가 있는데

     흔들거리는 아파트의 공포는 너무나 끔찍했다
     여진도 있었고 후유증도 있었다
     앉아 있으면 내 몸이 자꾸만 흔들거리는것 같았다
     각 동마다 많은 집들이 배란다 유리창이 파손되고

     TV도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했다
     그 날 뉴스를 보니 대형 간판이 떨어지고 건물의 유리창들이 많이 깨어져서
     유리를 교체를 할려고 하면 며칠이 걸리곤 했다

     이미 많은 피해를 입었을 일본인들이 걱정이 된다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도 희망만은 버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워낙 침착한 그들이기에 잘 극복하리라고 믿고 싶다
     우리에게도 좋은 소식이 왔다
     오전 5시에 하와이에서 전화가 왔다고 한다
     통신 대란이 되어서 통화를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일정을 앞 당길수는 없는가보다
     공항이 페쇄가 되어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한다
     무사히 일정을 마치고 건강하게 돌아와주기를 간절히 빌고 싶다
     간 밤의 근심은 날이 밝으면서 끝이 났다
     하지만 일본 그들의 근심은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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