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여정

책갈피의 추억

해피 소이 2000. 7. 18. 12:35

 

 

TV에서 스승님의 은혜에 대해서 방송을 했다

문득 중2 때의 담임 선생님이 떠 올랐다

아름다운 추억과 희망이 뒤엉킨...

그 젊음 한 가운데에 우리의 우상이었던

김정호 선생님...

사천 중학교로 전임하시는 선생님과

이별이 아쉬워서 우린 교실이 떠나가도록

선생님과 우리들은 통곡을 했었다.

 

울다 지쳐서 하늘을 쳐다보며

경남 사천이라는 곳이 어디쯤에 있는지...

마음은 낮선 곳을 배회하기도 했다.

 

비가 주룩주룩 억수같이 내리던 그 밤...

선생님 댁에서의 우리들의 이별은

눈물로 범벅이 되고 우리 앞에서

펑펑 소리 내어 우시던 그 모습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학창 시절의 한 페이지다.

 

30여 년 만에 그리웠던 선생님을

초등학교 교정에서 재회를 했다

총동창회에 참석을 하셨는데...

아직도 별명이 아깝지 않은 영국 신사의 모습이다.

 

중후한 중년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신 선생님...

아직도 우리들은 어릴 때의 모습이 조금은 남아 있지만

철없이 깔깔대고 촐랑대던 10대의 소녀가

머리에는 흰서리가 내리고 얼굴에는 삶의 흔적들이

묻어나는 40대의 후반의 제자들이다.

 

나를 알아 보시는 우리 선생님...

고맙습니다 두 손 잡고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올린다

멋진 60대의 노신사로 변해 버린 우리 선생님!

교실 앞의 큰 플라타너스 나무에 기대어

조잘대기도 하고 장미원에서 흙장미 꽃 향기에 취해

흑장미 꽃잎을 따다가 책갈피에 곱게 넣어 놓기도 하고 백엽상 앞에서 네 잎 클로버를 찾느라

풀밭을 헤메기도 했다.

 

어쩌다 네잎 클로버를 발견을 하면

곧 행운이 올 것만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점심시간에 오이를 사서 와삭와삭 씹어 먹으면

너무나 시원했다

아름다운 추억속에 숨어 있던 선생님과의 해후...

어릴 적 아련한 그리움을 새겨 주신 우리 선생님!...

같이 늙어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에...

쓸쓸함과 기쁨이 교차를 한다.

 

우리들의 청춘들이여!!

다시 돌려줄수는 없는가요? '청춘을 돌려다오!! "...

 

1998 7월 18일 동창회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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