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비가 전하는 말 - 이해인

해피 소이 2008. 6. 29. 15:48
 

 

 

비가 전하는 말
 
 
이해인
 
 
밤새 길을 찾는 꿈을 꾸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었네
물길 사이로 트이는 아침
어디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나를 부르네
 
만남보다 이별을 먼저 배워
나보다 더 자유로운 새는
작은 욕심도 줄이라고 정든 땅을 떠나
나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기네
 
아침을 가르는 하얀 빗줄기도
내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전하는 말 진정 아름다운 삶이란
떨어져 내리는 아픔을 끝까지
견뎌내는 겸손이라고...
오늘은 나도 이야기하려네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견디면서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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