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둥지 증후군
이곳 저곳을 북적이던
따스한 그림자는 온데간데 없고
시간은 멈추어버린체
텅빈 공간은 적막하기만 하다.
많은 옷이랑 구두랑 잡다한 물건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기다리는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겨졌다
방 하나가 텅 비어 버린체
추억만이 소롯이 남았다.
일년에 한명씩 떠나더니
이제는 두개의 방 주인공들은
어느새 철새가 되어
피앙새를 찾아 훨훨 떠났다.
썰물처럼 빠져나간 그 자리에
덩그러니 남아
가끔은 흔적을 회상하는
그리운 날들의 페이지를 들추지만
부모의 책임을 다한 뿌듯함에
이제는 두 다리 쭉 펴고
살수 있을것 같다.
이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좋다고
결혼은 절대 하지 않고
엄마랑 살겠노라고
새빨간 거짓말을 잘도하더니
입에 침도 마르기전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을 하겠다고 했다
그 말을 믿지도 않았지만
믿어서도 안돼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훌훌 털고
자기들만의 길을 찾아 가는
대견함이 더 좋았다.
빈 둥지에서
서성이는 그림자 하나는
그럭저럭 홀가분하고
적당히 게으름을 피우면서
살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허전함만은
감추고 살아야하는 숙명인것 같다
알 수 없는 두려움과 외로움...
주체할수 없는...
쓸쓸함이 엄습해오는 날에는
음악을 조금 크게 틀고
하늘을 향해 기도를 하자.
36년이란 삶속에는...
많고 많은 희노애락이 담겨져 있는데
어찌 세월의 흔적을
간단히 지울수가 있을까.
단란했던 그 날들은
이제는 세월의 뒤안으로 몸을 숨기고
알알이 엮어 가슴에 담은
추억에게 감사하며
이만하면 잘 살았다고
나에게 훈장을 주자.
음악을 즐겨 듣고 여행을 하면서
누구에게도 구속 받지 않는 삶을 원했었다
원하던데로 다 이루워졌는데
결코 즐겁지만은 않은 이유는 뭘까
덤으로 주어진 인생인데
당당하게 살아야 할텐데
자신은 점점 없어지고
약해지는 마음에게 당부를 해본다
새 날의 새 푸대에 새 희망을 담아보자고..
허전한 공간이 싫어서
방황하는 날들의 연속이겠지만
적당히 흔들리다가
이 겨울이 가기전에
낙엽이 떠나기전에는
제 자리에 안착을 하자.
강한척
위선으로 살아 온 나날들이
한순간의 작은 바람소리에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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