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산책

가을 편지 - 이동원

해피 소이 2013. 9. 5. 09:42

 

 

 

 

가을편지

 

 

              이해인

 

 

 

오늘은 가을 숲의 빈 벤치에 앉아
새 소리를 들으며 흰구름을 바라봅니다.
한여름의 뜨거운 불볕처럼 타올랐던
나의 마음을 서늘한 바람에 식히며 앉아
있을 수 있는 이 정갈한 시간들을 감사합니다.


대추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우리집 앞마당.
대추나무 꼭대기에서 몇 마리 참새가 울리는 명랑한 아침기도.
바람이 불어와도 흩어지지 않는 새들의 고운 음색.
나도 그 소리에 맞추어 즐겁게 노래했습니다.
당신을 기억하며


한 포기의 난(蘭)을 정성껏 키우듯이
언제나 정성스런 눈길로 당신을 바라보면
그것이 곧 기도이지요?
물만 마시고도 꽃대와 잎새를 싱싱하게 피워 올리는
한 포기의 난과도 같이,
나 또한 매일 매일 당신이 사랑의 분무기로 뿜어 주시는 물을,
생명의 물로 받아 마신다면 그것으로 넉넉하지요?


기도서 책갈피를 넘기다가 발견한 마른 분꽃 잎들.
작년에 끼워 둔 것이지만 아직도 선연한 빛깔의 붉고 노란 꽃잎들.
분꽃 잎을 보면 잊었던 시어(詩語)들이 생각납니다.
당신이 정겹게 내 이름을 불렀던 시골집 앞마당,
그 추억의 꽃밭도 떠오릅니다.


급히 할 일도 접어두고 어디든지 여행을 떠나고 싶은 가을.
정든 집을 떠나 객지에서 바라보는 나의 모습, 당신의 모습, 이웃의 모습.
떠나서야 모두가 더 새롭고 아름답게 보일 것만 같은 그런 마음.
그러나 멀리 떠나지 않고서도 오늘을 더 알뜰히 사랑하며 살게 해 주십시오.

 

 

 

 


 

    가을편지 - 이동원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흩어진 날
헤매인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모든 것을 헤매인 마음 보내드려요
낙엽이 사라진 날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이 곡은 "고은" 시인이
"시"가 아닌 노랫말로 쓴 가사에
가수"김민기"가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 라는
낭만이 풍부한 노래로 변모시킨것이다.

대부분 이 노래를 연상할 때 "패티김"이 생각나겠지만
세상에 처음 알린 이는 서울대 성악과 출신
샹송가수 "최양숙"이다.

1970년대 클래식적 감각이 풍부해
대중들로부터 사랑 받았고
이후 "이동원"이 리바이벌했고
양희은, 석찬, 패티김, 강인원, 조관우,
박효신, 보아,까지 시대를 막론하고
수많은 가수들에 의해 불러져
가을의 명곡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지금 노래를 부르는 가수는 "이동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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