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여정

빨갛게 물들어 가는 봉숭아 꽃

해피 소이 2011. 7. 20. 11:00

 

 

봉숭아

            도종환

 

우리가 저문 여름 뜨락에

엷은 꽃잎으로 만났다가

네가 내 살 속에

내가 네 꽃잎 속에

서로 붉게 몸을 섞었다는 이유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이 들어

네가 만지고 간 가슴마다

열에 열 손가락 핏물 자국이 박혀

사랑아,

너는 이리 오래 지워지지 않는 것이냐

그리움도 손끝마다 핏물이 배어

사랑아,

너는 아리고 아린 상처로 남아 있는 것이냐...


 


 

 

 

     
     
    우리나라 여자들이 손톱에 붉게 물들이는 봉숭아는 
    예로부터 못된 귀신이나 뱀을 쫓아낸다고 믿어 
    "금사화(禁蛇花)'라고도 부른다. 
    우리 선조들은 집의 울타리 밑이나 장독대 옆, 
    밭 둘레에 봉숭아를 심으면 질병이나 나쁜 일이 생기지 않고 
    뱀이 집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믿어 왔다. 
    봉숭아는 봉선화라고도 하며 7~8월경에 피고 
    꽃잎 색깔은 분홍색 흰색 자주색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봉숭아에 얽힌 전설이 있다. 
    고려 충선왕 때 국력이 약해 왕과 악기를 타는 
    두 여자가 원나라에 끌려갔다. 
    왕은 항상 조국을 걱정했고 여자들도 고향과 어머니 생각에 
    악기를 연주하며 시름을 달랬다. 
    얼마나 간절했던지 손가락에 피가 흘러 헝겊을 감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 여인들이 불쌍했는지 충선왕은 
    꼭 나라를 되찾아야겠다고 결심했고 
    훗날 나라를 회복해 두 여자를 찾았지만 
    그들은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 
    충선왕은 두 여자가 손가락에 헝겊을 감고 있던 모습이 
    봉숭아 꽃물을 들인 것과 같다고 여겨 
    두 여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궁궐의 뜰에 봉숭아를 심게 했다는 구전이 있다. 
    

 

 

 

      봉숭아 - 박은옥                             
       
       
      초저녁 별빛은 초롱해도
      이밤이 다하면 질터인데
      그리운 내 님은 어딜가고
      저 별이 지기를 기다리나
       
      손톱 끝에 봉숭아 빨개도
      몇 밤만 지나면 질터인데 손가락 마다
      무영실 매어주던
      곱디 고운 내님은 어딜갔나
       
      별 사이로 맑은 달
      구름 걷혀 나타나듯 고운 내님 웃는 얼굴
      어둠 뚫고 나타나소
       
      초롱한 저 별빛이 지기전에
      구름 속 달님도 나오시고 손톱 끝에
      봉숭아 지기전에
      그리운 내님도 돌아오소
       

     


 

 

 

* 황금사과 *

황금사과는 원래 해라여신이 대지의여신 가이아로부터
결혼 선물로 받은 것이다.

이 사과나무는 세상끝에 있는 동산에 있으며

보통은 아틀라스의 딸들인 헤스페리데스가
지키고 있다고 한다.

황금사과는 그리스 로마신화 곳곳에서 등장하는데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테티스의 결혼식때 던진
황금 사과로 인해 트로이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 봉숭아 꽃말 *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라고 합니다.

 

 

 

옛날 올림포스산에 잔치가 열렸는데 이날 잔치에 참석한
모든 신들에게는 황금사과 한개씩을 선물로 줄 예정이었다.
그런데 황금사과 한개가 감쪽같이 없어졌다.
아무리 찻아도 황금사과 한개는 나오지 않았다.
그건 어느 마음씨 고약한 신이 꾸민 장난 이었다.

결국 시중을 들던 한 여신이 누명을 쓰고 말았다.

여신은 누명을 벗어야 겟다고 굳게 마음 먹었다.

그녀는 미친듯이 돌아다니며

자신의 결백을 입증해줄 사람을 찾았다.

결국 여신은 누명을벗지 못하고 죽었는데,

그후 여신이 죽은 자리에서 봉선화꽃 한포기가 피어났는데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하듯이 봉선화의 씨주머니는

살짝만 건드려도 터지고 만다.

 

 

 

 

해마다 봉숭아 꽃물을 들였는데

아직도 봉숭아 꽃물을 들이지 않은 까닦은...

건망증 때문이리라...

내 친구의 손톱에 고운 봉숭아 꽃물과

누가 더 예쁜지...

하찮은 얘기꺼리가 더 즐거운 날의 추억을 위하여

오늘 나는 봉숭아 꽃물을 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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