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여행을 떠났다
초등 친구들과 여행은 언제나 시끌벅적이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탓에
안 입던 내의까지 껴입고...
모두들 눈에 뒹굴어도 안 추울것 같은
완전무장으로 우리는
대둔산으로 길을 떠났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단풍으로 물들었던 산천은
어느새 앙상한 가지로 서 있는 나목들은
서로를 기대고 몸을 떨고 있다
겨울은 사색의 계절이자 반성의 계절이기도 하다
풍성했던 들판들도 텅 비어 있고
가끔씩 남아 있는 배추를 뽑는 아낙네들의
부지런한 일손이 바쁘게 움직인다
커다란 음악소리는 귀를 때리고
심장을 울리는 쿵쾅대는 울림을 한동안
적응하느라 애를 먹는다
저들처럼 거나하게 술이 들어가면
조금은 나아질려나....
하지만 술을 못 마시는 나로써는 이 또한
견뎌내야 하는 숙제겠지
걸쭉한 농담들이 오가고 술잔이 돌고 돌고
가수 뺨치는 노래를 불러대는 친구들은
어였한 가장이요 당당한 엄마들이다
어느 예술학교 교장샘인 친구의 구성진
목소리로 부리는 안동역에서...
잔뜩 찌푸린 날씨와 황량한 들판을 가르며
달리는 버스속에서 들으니 코끝이 찡해져 온다
체면도 명예도 다 내려 놓아도 좋은 우리는 친구들이다
중년의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초등 친구들은 만나면 모두 다 초등학생이 된다
대둔산에는 하얀 눈이 내려서 소복소복 쌓여 있었다
가지마다 눈이 쌓인 모습에 행복한 비명을 질러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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