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 이해인

해피 소이 2010. 5. 18. 13:46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이해인


눈을 감아도
마음으로 느껴지는 사람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바람이 하는 말은 가슴으로 들을 수가 있습니다

아침 햇살로 고운 빛 영그는 풀잎의 애무로
신음하는 숲의 향연은 비참한 절규로 수액이 얼어
나뭇잎이 제 등을 할퀴는 것도 알아보지 못한 채
태양이 두려워
마른 나뭇가지 붙들고 메말라 갑니다

하루종일 노닐던 새들도 둥지로 되돌아갈때는
안부를 궁금해 하는데

가슴에 품고 있던 사람의 안부가
궁금하지 않은 날 있겠습니까

삶의 숨결이 그대 목소리로 젖어 올 때면
목덜미 여미고 지나가는 바람의 뒷모습으로도

비를 맞으며
나 그대 사랑할 수 있음이니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바람이 하는 말은 가슴으로 들을 수가 있습니다

 

 

12111


'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편지 - 윤동주  (0) 2010.07.06
내 고향 언양은 - 이득수  (0) 2010.06.26
한 방울의 그리움 - 이해인   (0) 2010.05.10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 이외수  (0) 2010.05.07
할미꽃 - 이해인   (0) 2010.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