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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 이외수

해피 소이 2009. 6. 21. 18:29

 

 

 

 

 

 

그대에게

 

 

                        이외수  

그리운 이름 하나 있어 어둠의 끝자락 부여 잡고
약속하지 않은 기다림에 가슴은

진다홍 핏 빛으로 물들어 갑니다.
마음으로 부를 수 있는 이름이 있으니

그것은 그리움 입니다.
눈을 감고 그릴 수 있는 얼굴이 있어

그것은 사랑입니다.
그리움이 깊어가면 사랑이 시작되고

사랑이 깊어가면 이별이 시작되려니...


그대게게 편지를 쓰는것 만으로도 하루가 행복하고
그대의 편지를 받는것 만으로도 영원히 행복할 것 같은데...
때론 가슴이 아프도록 공허해 오는건
그대에 대한 내 그리움이 너무 짙은 까닭일까요?
부질없는 망상이라고 내 스스로 채찍질 해보지만
해바라기처럼 그대에게로 향하는 내마음

묶어 둘수가 없습니다.

술 한잔에 많이 취해버린 내 사랑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차거운 바람을 안고서
싸늘히 식어간 거리를 홀로 서 있는 전화박스 앞에서
차마 그대에게 전화하지 못하고
한참동안 서성이다가 되돌아 서는 길...
차거운 바람 때문일까
아님 창백한 달빛 때문일까
두눈이 젖어 오는 까닭이...
기약 없는 먼 해후를 위해

늘 당신의 자리를 내 가슴에 비워 두렵니다.

설령 기다림만 쌓이고 쌓여
그대의 기억 아련히 멀어진다 해도
처음과 같은 설레임으로 기다리지요.
때로는 내 가슴의 빈자리가 너무 외롭고 공허해
다른 무언가로 채우고도 싶었지만
그 무엇으로도 대신 할 수 없고

어떤것으로도 채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대...

삶이 힘들고 지칠때에그  멍에를 잠시 내려놓고
내 가슴의 빈자리에서 편안하게 쉬었다 가세요.
그대가 잠시 머물다간 그 자리는 언제나
그댈 위한 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