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마음을 두고 갑니다
채련
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착한 그대 지키기에 지쳐버린
가슴 무너져 그리움 이고 오지 않을까
실 날 같은 기대감으로
나 여기에 왔어요
꿈속에서 그러했듯이 성큼성큼 다가와
어깨를 툭 칠 것 같은데 고개를 들면
먹구름 가득한 하늘을 이고
갈 숲 바람만 일어요
바람 편에 묻어온 비애가
머리에서 발끝까지 휘감겨 오네요
아주 천천히 짓눌려 내리는
천근의 무게
그때 지키지 못한 약속
무효가 되어버린 언약의 보따리 풀어
용서와 화해를 소롯이 담아
또 하나의 약속을 넣고
기다림으로 봉인하여
여기에 마음을 두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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