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여정

겨울비

해피 소이 2009. 2. 13. 15:31

 

 

 

 

 

겨울비가 온종일 내린다

하루종일 흐트러진 모습으로 뒹굴고 잇다

흘러간 노래가 울려 퍼지고 내마음은 고요함으로 글을 쓰고 있다

올 사람도 갈 사람도 없는 비가 오는 겨울날은 쓸쓸하다

늙어간다는 것은 때로는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적당히 흐트려져도 누가 관심을 가져주지도 않고

나 스스로도 부끄럽지도 않으니 말이다

 

 

어릴적에는 중년 아줌마들의 부스스한 얼굴과 옷매무새가 너무 싫었다

나는 나이가 들어도 곱게 단장을 하고 우아하게 살겠다고 스스로 맹세를 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어쩌다 거울에 비춰진 초라한 중년의 얼굴이 그 속에 있었다

화장하기가 귀찮아지고 대충 기초 화장에 립스틱으로 입술만 바르고 눈썹을 그린다

코디를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 망설이다가 "에라 모르겠다" 를 당당하게 외치면서

편한 옷으로 갈아 입고 망설임도 없이 로퍼로 갈아 신고는 집을 나선다

발이 편하고 옷이 편하니 걸음걸이도 짐작이 갈 것이다

친구들을 만나면 비슷한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욕을 하면서 닮아간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우리가 어쩌다 몸과 마음이 허물어 내리는지...

가슴속에 담아둔 열정은 가족을 위해서 다 내어주고 빈둥지만 남은것 같다

자식들이 어렸을적에는 아무리 주어도 또 줄 것이 많은 마음이었는데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사에 지치고 많은 정보속에서 숨차게 달려온 삶이기에

머리보다 가슴이 더 쉬고 싶은가 보다

복잡한것은 싫고 물 흐르는데로 조용히 살고 싶다

 

 

우리들에게 남겨진 삶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지만

불평 불만 없이 살아가면서 고요한 마음으로 삶을 정리하고 싶다

가질수 없는 모든것들은 마음을 비우고 산다면

인연들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살아지겠지...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창가에 서서 지나온 내인생을 뒤돌아 본다

 

정말 잘 살고 있는걸까? ...

 

 

궁금하지만 초연함으로 내 궁금증을 달래고 있다

무관심이 때로는 상대방을 편하게 할 수도 있다

말로써 오해를 풀 수도 있지만...

이해를 한답시고 상대방을 힘들게 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

진실은 말하지 않아도 보이는것...

그 어떤 변명으로 설명을 한다고 해도

예전의 순수함을 잃어버렸으니 세월에 맡기는 수밖에는 없다

 

 

내 소중한 인연들과 ....

나의 아집을 버리고 살아간다면...

나 떠나고 울 사람 몇명이나 될까?

 

그대들과의 인연이 참 아름다웠다고....

그리고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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