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여정

미워도 다시 한번

해피 소이 2008. 9. 22. 13:44

 

 

 

 

다른 동기간을 통해서 들려온 소식에

나는 깜짝 놀랬다

 근데 아무리 벨이 울려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혹시나 전화번호가 바뀌건 아닌지

온갖 상상으로 기다려 보건만

끝내 전화를 안 받는다.

 

사는게 무언지 마음이 복잡해서

자주 전화를 드리지 못해도

마음은 언제나 건강하시기를 빌었다

조카를 시켜서 전화를 해 보라고 했더니

병원에 입원한지가 한달이 되었단다.

눈에 선한 일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하루를 정신없이 달리다가

몸이 신호를 울렸나보다

좀 쉬게 해 달라고...

 

걱정이 앞서서 전화를 드린건데...

무슨 마음으로 안 받을까를 생각하니...

이해는 되지만 못내 서운했다

두 동기간의 얼키고 설킨 금전 문제때문에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살았다

늘 서로를 이해 시켰고 다독였다

하늘을 우러러 스파이는 결코 되지 않았다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고 달랬고

그럴수 밖에 없는 현실을 인식시켰다

누구의 부탁으로 나는 전화를 드린건 절대 아니다

이해를 하다가도 문득문득 서글펐다

 

누구는 거짓으로 아프다고 말한다... 하고

누구는 자기 정보를 흘릴까봐 전화를 안 받는다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그들에게 각인된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많은 형제들중에서 나는 그림자였다

있어도 없는듯... 없어도 크게 아쉬울것도 없는...

누구편을 들어서 싸움을 붙이는 사람은 아니였다

이사람 저사람 늘 배려하면서 살기를 원했고

그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고 타일렀다

 

물질적으로 도움을 주지는 못했지만

마음만은 양쪽 다 똑같이 챙겼다고 생각했다

남 같으면 두번 다시 안 보고 살수도 있다

하지만 피를 나눈 형제이기 때문에

속상하다가도 가여워서 또 이해를 했다

황혼을 걸어가는 길이 힘에 겨워 비틀거리지만

그래도 아직은 존재하고 있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줬다

 

떠난자들이 많아지는 이 나이에...

비난만은 말고 이해하고 살아가면 안될까...

제2의 청춘이 우리를 기다려 주는것도 아닌데

언제까지 서로 할키며 살아야할까

그냥저냥 주어진대로 헐렁하게 살아가자

이것도 다 우리들의 운명일테니까...

한부모 밑에서 만난 우리들의 숙명이니까...

 

꽁꽁 숨어 살고 싶은 그 마음도...

하늘을 찌를것 같은 분노도...

나는 다 안다

순박했던 그 시절에 정 많던 그 옛날의 보금자리가 되어줬던

우리들의 안식처였으니까...

 

지금은 많이 서운하지만...

오빠의 그 마음도

언니의 그 마음도

나는 다 알지...

 

언제쯤 다 풀고

다 함께 웃는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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