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다
성난 파도는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세차게 해변을 넘실거리고
갈매기도
길을 잃은
텅 빈 해변에는
몽돌의 속삭임도 멈춘듯
말이 필요없는
침묵만 흐른다
아련한 추억은
그리움으로 달려오지만
현실의 벽은
할 말을 잃었다
가을 해변은
참,쓸쓸하고 외롭다
이승에서 못 이룬 사랑
다음생에는...이라고
하지만
이룰 수 없는 인생은
갈 길이 다름을 안다
몸과 마음에
새겨진 세월의 흔적은
지울수도 없고
다른 삶속에 담긴
옛 추억을 회상하게 한다
가슴에서 나오려는
참았던 그 말들
아직도
아니
영원히 할 수가 없네
눈빛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느끼지만
마주할수 없는
철길과도 같음을
하늘은 알고
저 바다도 알겠지
파도소리와
바람소리에 귀 기울이고
함께 바라본 바다
돌고 돌아
의미없는
추억만 쓸쓸하구나
낮선 하늘 아래
먼 발치에서
안녕을 비는 한사람이
있음을
우리 가슴으로만
안녕을 빌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