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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엽서 - 이외수

해피 소이 2013. 6. 30. 11:28

 

여름엽서

 

            이외수

 

 

오늘같은 날은...

문득 사는 일이 별스럽지 않구나

우리는 까닭도 없이

싸우고만 살아왔네


 

 

 

 




그 동안 하늘 가득 별들이 깔리고
물 소리 저만 혼자 자욱한 밤
깊이 생각지 않아도 나는
외롭거니 그믐밤에도 더욱 외롭거니


 

 

 




우리가 비록 물 마른 개울가에
달맞이꽃으로 혼자 피어도
사실은 혼자이지 않았음을
오늘 같은 날은 알겠구나


 

 

 




낮잠에서 깨어나
그대 엽서 한 장을 나는 읽노라
사랑이란
저울로도 자로도 잴 수 없는
손바닥 만한 엽서 한장


 

 

 




그 속에 보고 싶다는
말 한 마디
말 한 마디만으로도
내 뼛속 가득
떠오르는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