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흔적

석가탄신일 하루전에 가 본 통도사

해피 소이 2011. 5. 9. 23:38

 

 

 

 

 

 

 

 

 

 

 

 

 

 

 

 

 

 

 

 

 

 

 

 

 

 

 

 

 

 

 

 

 

청산은 나를 보고 - 조영남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벅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바다는 나를 보고 청정히 살라하고
대지는 나를 보고 원만히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푸르른 저 산들은 티없이 살라하네
드높은 저 하늘을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이 시는 고려 말에 고승인 나옹선사의 선시입니다.
무학대사의 스승이기도 한 나옹선사는
자연을 빗대어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라고 합니다.
세상의 탐욕에서 벗어나 순리대로 살라고 합니다.
우린 새해에 새로운 마음으로 다짐 하지만
금시 허상의 세계에 빠지고 맙니다.
그런즉 작심 삼일이란 말이 가슴속에 멤 돌면서
스스로가 망각속에 빠져서
내일이란 단어에 숙달된 삶을 살아 간다는 것이다.
탐욕도 없이 성냄도 없이 흐르는 대로 물결같이
잠시 머물러 마음을 달래주셨으면 합니다.

 

 

 

고요한 산사에 비가 내린다

솔향기가 그윽한 길에는 형형색색의 연등이 길을 밝히고

길손을 반긴다

차창가로 흘러 내리는 빗물에...

내 마음마져 정화가 되어감을 느낀다

풍경소리는 바람에 제멋대로 춤을 추고

봄비는 소리없이 내려 앉는다

 

내일의 행사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자원 봉사자들의

손 놀림도 무디어만 가는 오후...

그래도 얼굴에는 미소를 잃지 않는다

 

내일이면 연등이 하늘을 다 가려서

연등 사이를 걸어 다녀야 하지만

오늘 찾은 통도사는 한적하기만 하다

 

어디선가 들려 오는 음악 소리를 따라 가 보니

성보 박물관 무대 앞에서 남자분이 리허설을 하고 있었다

마음을 사로 잡는 노래에 넋을 잃고 음악에 빠져 들었다

산사 음악회 준비를 하고 있는것 같았다

 

 설법전에 등불을 밝히고...

친구랑 나는 호젓하게 산사를 거닐었다

촉촉히 비에 젖은 산사에는 푸르름이 더 짙어만 가고

산사를 찾은 길손의 마음에도 고요가 쌓여만 간다.

 

 

 

 

 

12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