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가면 - 이동원
세월이 가면 - 이동원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에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혀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해도
내 작은 가슴에 있네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혀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해도
내 작은 가슴에 있네
가사 출처 : Daum뮤직
세월이 가면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박인환을 불안한 시대의 우수어린 시인으로 만든 것은
시대적인 운명인지도 모른다.
그가 벅차게 역사를 고뇌하며 시를 쓰고
폐허의 상처를 위로하기 위해서는
그 위안제인 낭만적 노래가 있어야만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시인은 이 애틋한 회상의 노래를 불렀고,
그의 벗은 즉흥적으로 그 노래 스타일에 어울리는 곡을 붙여
노래를 불러 주었는지도 모른다.
전쟁이 할퀴고 간 황량한 도시에서 시인은
정서에 목이 말라 그 대신 술을 마셨고,
흘러간 사랑을 노래하고, 사랑이 무르익던 여름날 호숫가며,
가을날의 낙엽 지던 공원을 그리워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은 황폐한 도시에서의 그날의 감상이 우리로 하여금
전쟁에 깨어진 빌딩과 포연에 그슬린 벽돌담의 잔해가 나뒹굴던
서울의 50년대 거리와 초라한 주점과
그날의 우수어린 얼굴들을 연상하게 하고
깊은 감명에 젖게 하는 노래인 듯하다.
이 시는 가버린 사랑을 추억하며 촉촉한 그리움에 젖게 한다.
사랑의 추억은 가슴 아픈 것인데도
이 시는 그것을 산뜻할 정도로 멋지고 세련된 감성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