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가는 길
* 청송 가는 길 * 시원스런 국도를 달린다 가도 가도 차라곤 없었다 쭉쭉 뻗은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이 길손의 숨통을 트이게 한다 울산에서 경주로 안강 영천 청송으로 갔다 한가하게 달리는 우리들 옆을 키 작은 포도나무들이 비닐하우스에서 자라고 있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밭고랑들 사이로 분주이 하루해가 지기전에 일손을 재촉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보이는건 길 양 옆으로 밭들이 펼쳐진다 내가 만약에 농촌에서 산다면 저 많은 밭들을 어떻게 감당을 할까 환경이 주어지면 한다지만 나는 도저이 자신이 없다 청송을 가는길은 너무나 한적했다
숨이 차도록 산 허리를 돌다 보니 삼자귀 휴계소가 나왔다 몇장의 사진을 찍고 심호흡도 해 본다 유명 관광지도도 살피고 주산지로 향했다 너무나 감명깊게 봤던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라는 영화의 촬영지란다 주산지에서 사계절을 촬영했었나 보다 호수위에 한 가운데 위치한 절이 있었다 노를 저으며 가던 그 모습이 눈에 선했다 주산지의 사계를 담아서 펼쳐지던 아름답던 그 광경이 떠 오른다 그 곳이 어딘지 꼭 한번 가 보고 싶었던 간절한 내 소망이 우연이 이루어 졌다 노스님과 어린아이의 일상을 그렸다 천진난만하던 아이의 업보 때문에 부처님의 노여움을 그린 영화로 잔잔한 영상과
함께 많은걸 생각케 했다 지루할것 같던 소재와 장소였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을 일깨워 준 영화였다 비록 나뭇잎은 다 떨어 지고 앙상했지만 그 때의 그 장면을 되새기니 너무나 좋았다 돌아 오는 길은 강구쪽으로 왔다 옥계 유원지는 길 모퉁이마다 기암괴석들이
감탄사를 자아 내게 했다 어떤 바위들은 책을 쌓아둔것 처럼 보였다 길 옆으로 펼쳐지는 깍아 지른 바위 틈새로 진달래가 피어 있었다
생명력의 소중함이여라
외롭게 버티며 서 있는 소나무들도 있었다 자연속에서 또 나는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에 가슴 한 켠에서 감사함이 용솟음 친다 강한 생명력이 나를 매료 시킨다 국토의 삼분의 일이 산이라는 말이 산으로만 돌아 가는 국도를 달리면서 다시 한번 실감하는 하루다 어둠이 살며시 내리는 산길을 돌다 보니 어느새 동해 바다가 보였다 드라마 촬영지로 더 유명해진 강구바다는 잔잔하기만 하다 산으로만 다니다 탁 트인 바다를 보니먼 길의 피로가 풀렸다 오늘 하루 덤으로 얻은 행운과 찌꺼기를 버리고 새로운 솔향을 담아 왔다 언제나 변함없는 소나무처럼... 나 또한 변함없는 하루가 되겠지
마음만은 더 넓어진 내가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