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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진 강가에서 - 권규학

해피 소이 2009. 9. 3. 13:11

 

 

노을진 강가에서 - 권규학

 

 

그리움이었던가

보고픔이었던가

한없이 밀려드는 연민을 두고

살랑거리는 봄볕에 취했던 날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질 거라 믿었던

늑장 부린 삶의 뒤안길을 돌아보면

그래도 거런 그때가 좋았다고

어리석은 기억을 되풀이할 때가 있다

 

 

내게 있어 너는

언제나 머나먼 타향이었고

네게 있어 나는

가장 먼 미래의 슬픔이었으며

아직도 너와 난

서로 알기엔 너무도 먼 진실이었다

 

 

고깃배 물빛 반짝이는 강을 바라보며

언젠가

해거름의 강가를 걷자던 너를 그리며

가로등만 쓸쓸히 서 있는 길가에

늦은 한숨만 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