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계절은 어김없이 돌아오고 퇴색되어 가던 추억도 살며시 고개를 내민다
그 해 그 여름... 유난히도 무덥던 날 우리 일행들은 하늘마져 가려진 울창한 운문산 계곡에서 나이를 잊고 개구쟁이가 되어서 도랑치고 가재를 잡았다
반바지는 온통 물로 다 젖고 손에는 커다란 가재를 들고서 너무나 좋아하던 그 모습을 영원히 가슴에 묻고서 살아갈줄은...
시원스레 쏟아지는 물소리를 들으며 바위에 누워서 발을 물에 담그고 바라다 본 나뭇잎 사이로 살짝 보이던 햇살이 너무나 눈부시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에 눈물마져 핑 돌고 지금 이대로 여기서 죽어도 행복하겠다는 생각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과 지인들이 동심으로 하루를 보내고 그 곳에는 영원히 갈 수 없었다
한사람..... 우리들에게 마지막 선물로 추억하나를 꾹꾹 심어놓고... 자기 혼자만 홀연히... 돌아 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났기에...
함께 할 추억도 멈추었고 혼자서 만들어가는 추억은 너무 아프다 뇌리속에 영원히 정지해버린 그 해 그 여름 그 추억 잊어버리고 싶다
하지만 여름은 또 찾아오고 눈 앞에 스쳐가는 영상들로 보고픔을 달래본다.
내 발길따라 해바라기하는 추억들이... 때로는 영원히 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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