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여정

산사에서

해피 소이 2007. 10. 14. 09:48

 

 

 

산사에서 ...

 


9월 초하루 산사에는
고운 정성들이 모이고
보도위에 뒹구는 낙엽도

얼른 일어나서
덩달아 두손 모으고 기도를 한다

 

비는 소원이야 다 다르겠지만
간절한 마음이야 다 같겠지

예불드리는 시간이 이미 늦어서
느긋하게 걸어가며
여유롭게 자연과 동화가 된다

 

하늘을 향해 마음껏 자란 고목들은

저마다 단풍으로 갈아 입을

준비를 하느라 어수선하고
작년 태풍으로 몇그루가 쓰러져 있다

인고의 세월을 잘도 참고 살더니

모든것 다 잊고 말없이 누워만 있다

욕심이란걸 여태 가져보지 않았지만
마음 저 밑바닥에서 가끔은 용트림을 하는걸 보면
이것도 욕심일까...

 

무엇이 욕심이고
무엇이 배려인가

 

공양을 하면서 오만으로 뭉친 중생도 봤고
입으로는 남에게 상처를 주고
자비라는 포장으로 자기를 숨기고 
선행인양 오만을 떨고 있다

마음의 눈을 감고 귀를 닫고 공양을 했다

 

내게 행복함을 주는 산사에서
참 많은것을 지우고 느끼고 회상을 한다
부질없는 미련들이 가끔은 아프게하지만
그것마져도 감사하며 살아야겠지

 

떠나간 추억도 아름다웠지만
쓸쓸한 가을이 주는 선물로
존재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 본다

 

산다는것은 ...
준비없는 이별도 기다리고 있었고
뜻하지 않은 행운도 선물로 주었다
우애와 사랑과 배려로
한세상 살아가다보면
언젠가는 내 인생 정리할 날도 기다리겠지

 

변하지않는 부처님의 자비로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구나...

 

 

첨부이미지
 
 

12588